ACPC PE, 고압용기 제조사 엔케이에테르 인수
신생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ACPC PE(에이씨피씨피이)가 국내 1위 초대형 고압용기 제조사 엔케이에테르를 인수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CPC PE는 엔케이에테르 경영권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이날 체결했다. 거래 총액은 600억원이다. 구주 80% 매입에 440억원, 전환사채(CB) 매입에 약 160억원이 각각 투입된다. 잔금납입은 이달 말이다.
엔케이에테르는 조선기자재업체 엔케이의 초대형 고압용기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지난 5월 신설됐다. 1980년 설립된 엔케이는 △환경사업부 △플랜트사업부 △용기사업부 △중공업사업부 등을 주축으로 성장해왔다. 엔케이는 오존을 사용한 선박평형수처리장치의 미국 USCG 승인을 올해 취득했으며, 극지방용 북극 LNG 선박용 시스템 수주에도 성공했다. 엔케이는 환경·방재·시스템솔루션 등 사업에 집중코자 초대형 고압용기 분할·매각 등 사업재편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엔케이에테르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압가스용 초대형 용기의 경우 초기 설비투자비가 상당하고 안전성 기준이 엄격해 진입장벽이 높다. 대용량의 가스 등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용기 성형기술과 저장 및 운송기술이 필수적인데 엔케이에테르는 이에 대한 강점을 보유했다는 평가다.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SK머티리얼즈, 원익머트리얼즈, 효성화학 등 주요 소재기업 공급사로 두각을 나타내왔다. 엔케이에테르는 운송용 수소튜브트레일러를 국내에서 주도적으로 공급 중이며, 수소충전소 내에서 사용되는 고압 수소저장용기의 국산화 개발을 완료했다.
자회사인 남양압력용기기술(상해)유한공사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특수가스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 업체들을 대상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대목이다.
이외에 수소 및 우주항공 분야 사업을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올해 초 러시아우주항공국과 500억원 상당의 고압용기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초도품 공급을 진행 중이며 오는 하반기 이내로 납품 완료를 목표로 한다.
인수 측은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통해 기술실사(IPDD), 룩센트인코포레이티드를 통해 산업·전략실사(CDD)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 딜로이트안진과 법무법인 율촌이 매수 측 자문을 도왔다.
ACPC PE는 이달 말 잔금납입을 통해 엔케이에테르 경영권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7월 설립된 신생 PEF 운용사 ACPC PE는 초정밀 감속기 제조사 에스비비테크,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부품 제조사 윌비에스엔티 등을 트랙레코드로 보유하고 있다.